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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서양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페테르 파울 루벤스(1577~1640)는 다른 예술가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부를 쌓을 수 있었다. 그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로버트 프랭크와 필립 쿡은 공동저서 <승자독식사회>에서 인기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최상위 1% 승자가 99%의 부를 독차지하는 원인을 분석하였다. 이는 예술분야에서나 나타나는 것으로 대다수의 예술가들은 거의 돈을 벌지 못하는 반면, 극소수의 예술가들은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리기도 한다.

루벤스의 첫번째 비결은 탁월한 예술적 재능이다. 자신이 워낙 빼어나 제이어무리 복잡한 구도의 대작을 그리더라도 자신감이 위축되지 않았으며 화가에게 최고의 명예인 궁정화가의 지위에 올랐다. 이탈리아 만토바 공작 빈첸초 곤차가, 플랑드르 지방의 통치자 알베르트 대공의 궁정화가로 활동하였다.

두번째 비결은 풍부한 학식을 갖춘 인문학자이며 고전학자로 라틴어, 프랑스어 등 6개 국어를 구사하는 다재다능함이다. 동시대인들은 그를 “세상에서 가장 교양있는 화가”라는 찬사를 바쳤다. 그와 더불어 외교관에 임명되어 유럽의 최고 권력자들과 인맥을 형성하여, 1624년 스페인의 펠리페 4세, 1630년에 영국 왕 찰스 1세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재능과 명예, 특권을 모두 가진 루벤스의 인기는 절정에 달했다.

마지막 비결은 사업수완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는 것이다. 당시는 미술품이 왕실이나 교회의 지배체제를 견고하게 다지는 선전도구로 활용되던 시대였다. 유럽의 왕족, 귀족, 교회는 국제적 명성을 누린 루벤스에게 대규모 작품을 의뢰했다. 밀려드는 주문을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게 된 루벤스는 주문 수량을 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작업장을 설립하여, 조각가, 화가, 장인 등 다양한 분야의 인력들을 고용하여 수많은 작품을 생산하였다.

루벤스는 천재적인 예술가일 뿐만 아니라 사업가로서도 뛰어나며, 예술과 상업의 조화를 이루는데 성공하였다. 이러한 비결은 오늘날에도 유효하다. 예술분야에서 성공하려면 뛰어난 재능과 노력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사업화와 넓은 인맥망, 탁월한 마케팅 전략 등도 필요하다. 루벤스가 보여준 예술과 사업의 조화는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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