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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우리의 가련한 뜰은 초라해져가고 노랗게 물든 나뭇잎은 바람에 날려간다.

최근에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부다페스트 공연 실황이 유튜브에 올라왔는데, 이번 프로그램은 그의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이었다.

임윤찬 - 슈만 피아노 협주곡

예상했던 대로 아주 훌륭한 연주였다. 그리고 이날 공연일이 시월의 첫째날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마지막 앙콜곡으로 임윤찬은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가운데 제가 특히 좋아하는 곡을 선택한 것 같다.

이전에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암스테르담에서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전곡을 연주한 공연에서도 특히 시월 연주가 좋았다. 그러나 이번 부다페스트 연주의 시월은 같은 곡이라도 앙콜곡이라서 그런지 지난 번 암스테르담 연주 때와는 약간 다른 느낌을 자아내는 것 같다.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연주하고 있는 임윤찬의 모습을 상상하며 듣고 있었더니, 특히 계절의 경계를 지나가는 이 시점에서 다시금 가슴에 고요한 파문이 일어났다.

사실 이번 공연 장소인 부다페스트는 공교롭게도 과거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가 차이코프스키의 사계의 일부 곡을 발췌하여 연주했던 곳이다. 그 때의 실황 녹음이 지금까지도 연주가 애호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사랑을 받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시월은 당시 프로그램에 없었기에 늘 아쉬움으로 남았다.

이번 임윤찬의 부다페스트 공연은 그의 음악적 성취를 더욱 높여주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리고 그가 한계를 뛰어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어 영광스러웠다. 임윤찬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피아니스트로서의 지위를 다져나갈 것으로 여겨진다. 앞으로 그의 연주에 더욱 기대하며, 그의 음악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어루만져지기를 바란다. 가을이 우리의 뜰을 초라하게 만들지만 임윤찬의 연주는 가을의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노래하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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