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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잔액 증가폭 감소, 요구불예금 증가세

5대 은행의 예금잔액 증가폭이 줄고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대규모 머니무브를 일으켰던 고금리 예금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투자처를 찾아 시장을 관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지난 22일 정기예금 잔액은 846조3108억원으로 8월 말보다 1조3437억원 늘었다. 이는 7월과 8월에 10조원 이상 증가한 것에 비해 증가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정기예금 잔액 증가폭의 감소를 관망세가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5대 은행의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6개월간 정기예금 만기 도래액은 76조1803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장 이달에만 9조6786억원의 정기예금 만기가 예상되며, 이를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범위를 넓혀보면 100조원 이상의 고금리 수신 상품의 만기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들은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을 재예치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은 대표적인 정기예금인 KB Star 정기예금의 금리를 연 4.05%로 0.15%p 올렸다.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도 지난 22일 정기예금 금리를 3.8%로 0.2%p 인상했다.

대형은행 관계자는 "만기가 도래하는데 마침 미국 국채금리와 예금금리가 올라간다고 하니, 더 지켜보려는 대기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2일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02조227억원으로 전월 대비 4조576억원 증가했다. 7월과 8월에는 각각 23조423억원, 2조4841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해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워 예금자들에게 유연한 자금 운용을 제공하는데, 이러한 특성 때문에 대기성 자금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은행들은 요구불예금의 증가를 고려해 예금금리 상향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로 인해 대기성 자금을 활용하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하여 예금잔액 증가폭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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