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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지식산업 발전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단계별 연구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지식과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식의 창조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지식의 창출, 그리고 가치를 공동으로 창조하고 새로운 미래를 창출하는 것은 아직도 무색한 사회다.

나는 일본의 미쓰비시 종합연구소(MRI)와 노무라 종합연구소(NRI)에서 오랜 기간을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 두 기관은 규모와 연구실적 면에서 일본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싱크탱크로 평가받는다. 흥미로운 점은 이 두 기관 모두 사적인 기업이라는 것이다. 민간 싱크탱크가 일본 사회의 첨단 지식정보와 지식산업을 주도하며 국가의 주요 전략과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미국의 맥킨지나 보스턴 컨설팅사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도 지식산업과 지식생산에 대한 가치 인식과 합리적인 금전 지불 의식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컨설팅을 돈을 주고 받기보다는 지인의 무료 조언을 선호한다. 지식서비스가 물리적인 상품에 덤으로 제공되는 것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특히 공공분야에서는 지식산업에 대해 용역을 위한 것으로 간주하는 인식이 강하다. 지적 산출물에 대한 가격 지불이 여전히 저렴하며, 다양하고 대량의 지식 생산을 한꺼번에 요청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생산된 연구의 질을 보장하기 어렵고, 연구 결과로부터 독자적이고 창조적인 지식을 얻는 것도 어렵다. 여러 가지 지적 산출물을 한꺼번에 요구하다 보니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지식 창출과 새로운 가치 창출에 대한 기대는 힘들다.

한국은 개발의 시대에 필요한 국가 주도의 연구기관으로서 싱크탱크의 역할을 수행해 왔고, 현재에도 활동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시대에는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것보다는 선진국의 모델을 학습하여 우리의 모델로 만들어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것이 충분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지식의 창출과 가치 창출이 요구되는 시대에 접어들었으며, 한국도 이에 대한 인식과 노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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