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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기에도 서로 다른 두 개의 우주가 있다. 하나는 에너지 넘치는 붓글씨의 세계, 다른 하나는 섬세하고 정교한 펜글씨의 세계다. 전자가 국악(한국음악)이라면, 후자는 양악(클래식)이다.

지휘자 김성진은 이 두 세계의 경계에 닿아있는 인물이다. 그는 클래식 작곡과 지휘를 전공했지만 한국음악을 지휘하며 양쪽 세계를 넘나들었다. 서양 오케스트라로 한국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것이다. 국립극장 예술감독을 역임한 지난 5년간 그는 이러한 활동을 펼쳤으며, 올해 3월에 퇴임하였다. 최근에는 자신의 예술 인생을 담은 저서인 "경계에 서"를 출간하였다.

김성진은 클래식으로 미국 유학까지 완료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가 한국음악의 세계화의 선봉장이 되게 된 계기는 1998년 귀국 직후였다. 그는 일자리를 찾던 중 용인대에서 지휘법 강의를 맡게 되었다. 국악을 지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받은 그는 "악보가 있다면 할 수 있다"고 답변했다.

그는 1998년 KBS 국악관현악단의 객원 지휘자로서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는 음원을 듣지 않고 오직 악보만을 보며 음악을 해석했다고 전했다. 3주 만에 국악 지휘 무대에 섰고, 국악관현악단을 이끌며 이상규의 대바람소리를 지휘하였다. 그는 서양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악기 간의 조화, 박자 및 셈여림 등을 다듬어가며 정교함을 더하였다.

김성진은 한국음악과 클래식의 경계에 서 있는 지휘자로서 그의 예술적인 탐구와 노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다. 그의 이야기는 한국음악과 클래식, 두 세계가 어우러질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른 아침에 맺힌 나팔꽃을 통해 그의 음악적인 여정이 더욱 풍요롭게 이어질 것임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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