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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점차 깊어지며 서울 양천구의 한 보도 바닥은 온통 초록색으로 물들었다. 이는 가을 나뭇잎인데, 올해는 노란색보다는 유독 초록색 나뭇잎들이 눈에 띄었다. 이 초록낙엽은 기온 변화와 관련이 있다. 지난달부터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다가 이달 중순부터 갑자기 추워지면서 나뭇잎들이 그대로 떨어지지 못하고 초록색을 유지한 것이다.

나무는 따뜻한 날씨에 광합성을 통해 영양분을 생산하고 수분을 흡수하여 나뭇잎을 유지한다. 그러나 추운 가을과 겨울에는 이러한 활동을 멈추고 나뭇잎에 있는 엽록소를 분해하며 잎들을 떨어뜨리는 생존 방식을 취한다. 이렇게 나뭇잎은 가을이 되면 노란색, 빨간색 등으로 변하게 되는데, 이는 엽록체 안에 들어있는 붉은 색소 안토시아닌과 노란 색소 카로티노이드가 분해되어 색깔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는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가 초록색 낙엽을 가져왔다. 따뜻한 날씨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나무는 낙엽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서 잎을 떨어뜨리게 되었다. 서울의 기상 기록에 따르면, 지난 3일의 평균기온은 19.5도였지만 9일 뒤인 12일에는 평균기온이 1.2도로 급격하게 낮아졌다.

강원대 산림자원학 교수인 정은주는 "기온 변화가 초록낙엽의 증가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따뜻한 가을이 지속되면서 나무들 역시 낙엽을 준비하지 못했고, 갑작스런 추위로 인해 나뭇잎이 초록색을 유지한 채로 떨어졌던 것이다.

이렇게 서울의 보도 바닥이 초록색 낙엽으로 물들인 것은 예년과는 조금 다른 현상이다. 하지만 이는 가을의 매력 중 하나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춥고 건조해지는 계절을 앞두고 나무들은 겨울을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며, 우리도 한편으로는 따뜻한 가을을 즐기며 찾아오는 겨울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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