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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의 욕망은 인간에게 있어서 당연한 것이다. 세계 어디서나 땅을 가진 사람이 망하는 것은 드물다. 그러나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이야기에서는 사람이 지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현직 디벨로퍼인 김민석씨는 자신이 직접 경험한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담은 책 <재개발의 정치학>(스리체어스 출판)을 통해 부동산 개발 전쟁의 내부를 파헤치고 있다. 부제로는 ‘부동산 개발 전쟁의 내부자들’이란 내용이 담겨져 있다.

올해들어 서울시는 재건축과 재개발 관련한 호재를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영등포구 여의도 12개 단지 중 9개 단지는 특별 계획 구역으로 지정돼 그간 발목을 잡던 용도와 높이 규제가 풀렸다. 또한,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이 지난 6월 주최한 ‘재건축 설계 공모 작품 전시회’에서는 국내 유명 건축 설계 업체들이 총출동하였다.

서울시는 대관람차 ‘서울링’을 비롯한 랜드마크가 대거 포함된 도시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사가 도산하는 시대에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새로운 도시 계획이 발표하면 멋진 조감도가 그려지지만, 이러한 계획과 관련된 내부적인 갈등과 야심찬 내부자들의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거액이 오가는 도심 속 전쟁이 펼쳐진다.

저자는 4개의 대규모 사례인 은마아파트 재건축과 3기 신도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그리고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에 대해 부동산 개발과 정비 사업 속에 힘의 논리를 파헤친다. 갈등 과정에서의 ‘키맨’을 찾아내 그들 사이의 정치를 그린다. 첫 사례로 제시한 강남 대치동 재건축의 대표주자인 은마아파트는 조합 내부 갈등과 ‘35층 룰 폐지’ 등을 다루고 있다.

신도시는 대중에게 토지 보상과 투기, 비리 문제로 인식돼 왔다. 택지 공급에 대한 계약 방식과 계약 금액, 그리고 토지 가격에 대한 정보 공개 등 부동산 시장을 투명하게 만드는 것이 긴 시간이 걸리고 있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에서 저자는 전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에 대한 비극적인 상황과 사람들의 이해를 높이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

부동산 개발 전쟁은 매우 복잡하고, 그 내부에서 서로 다른 이해와 이익을 추구하는 인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저자는 잘 그려냈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부동산 개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동산 개발이라는 큰 주제를 다루지만, 그 속에 담긴 인간 이야기가 굉장히 생동감 있게 그려진 이 책을 많은 사람들이 읽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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