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2023년의 미친 존재감을 꼽으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얼굴이 있다. "난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이에요"라며 웃고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며 새로운 삶을 다짐하던 얼굴, "일어난다, 우리 소문이. 반드시!"를 되뇌던 강인한 믿음의 얼굴, "우리 아들만 아니면 돼야 부렸어"라며 비뚤어진 모성이 철철 비어져 나오던 얼굴. 한국의 하비에르 바르뎀이라며 염바르뎀이란 별명을 부여받은 염혜란의 얼굴이다.

염혜란이 연기 잘하는 거야 많은 사람들이 아는 주지의 사실이지만, 2023년의 염혜란은 누구보다도 경이로웠다. 더 글로리의 매 맞지만 명랑한 년인 이모님 강현남으로 2023년의 시작부터 강렬한 시선을 모았고,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 펀치로 3년 만에 돌아와 새빨간 추리닝을 입고 백발을 휘날리며 동료 카운터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었으며, 마스크걸의 김경자가 되어 그야말로 작품을 찢는 미친 존재감을 발휘했다. 흥행 요정이란 수식어가 나왔고, 염혜란의 시대가 왔다는 언론의 찬사도 전혀 호들갑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사실 더 글로리의 강현남과 마스크걸의 김경자는 자식을 위해 복수에 나선다는 점, 집요하게 타깃을 쫓는다는 점을 제외하곤 천양지차로 다르다. 강현남은 딸을 지키기 위해 문동은의 복수에 참여하며 남편을 죽여달란 조건을 내걸었고, 김경자는 아들의 죽음에 책임을 묻기 위해 일평생을 아들의 살인자를 추적해 나선다. 강현남은 자기 자식이 소중한 만큼 남의 자식을 보호하려 애쓰며 미쳐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김경자는 아들을 잃은 비통한 마음으로 복수의 길을 선택하게 된다.

하지만 두 명의 염혜란이 보여준 연기는 모두 충격적이었다. 강현남의 유쾌한 웃음과 강인한 모습, 그리고 김경자의 집요한 추적과 미친 집착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더불어 염혜란의 연기력은 매우 다재다능하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이러한 모습들이 이들을 염바르뎀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한 것이다.

2023년, 염혜란의 시대가 열렸다. 그녀의 미친 존재감과 저돌적인 연기력은 시청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제 우리는 그녀의 미래 작품에 대한 기대를 가지며, 더욱 빛나는 모습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염혜란의 시대가 정말로 왔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