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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경의 긴 터널 옆에는 어떤 마을이 있을까?

소설 설국의 첫 문장은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 설국에 도착한 주인공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문장은 유명해서 독서를 잘 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알고 있다. 그러나 작품의 주요 배경이자 주인공이 도달하는 터널 옆에는 어떤 마을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가을에 중북부 산악지대를 다녀왔을 것이다. 나고야에서 출발하여 시라카와고와 가나자와 등을 여행하며 60여 개의 터널을 연이어 지나갔다고 한다. 작가는 직접 터널의 풍경을 묘사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 터널이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곳은 더운 날씨도 추운 날씨도 아닌 계절이었다. 터널의 끝에서는 설국이 펼쳐지지 않았지만, 그곳의 이국적인 농촌 풍경은 나를 즐겁게 해주었다. 한국의 소도시와 산간마을처럼, 일본의 산악지대는 옛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아름다웠다. 터널과 고속도로가 지역을 빠르게 관통하기 위해 필요한 사람들의 노력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나는 수백 년 된 농가의 고택을 방문했을 때, 그 고택은 제주의 방풍림과 비슷하게 나무로 둘러싸여 있었다. 옛 권력자들의 성채보다 더 멋진 고택이었다. 이 정도면 터널 옆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터널 옆에는 어떤 마을이 있을까? 혹시 그곳에는 나도 가보지 못한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이 있을까? 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나올 때, 설국 뿐만 아니라 주변 마을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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