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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온·상압 초전도체 개발로 세계 과학·기술계 석권?
한국 연구진이 최초의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알려진 LK-99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며 그 진위에 대한 공방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이에 사실임을 믿는 사람들은 벌써부터 큰 기대와 호들갑을 보이고 있는데, 그들은 한국이 전 세계 과학·기술계를 석권할 것이라는 상상을 펼치고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에서 한국어를 급하게 배우는 등 한국에 대한 열광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러한 기대의 나타남을 증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호들갑의 뒤에는 미국, 유럽 등 기초과학 선진국에 대한 선망도 함께 녹아있다.

최근 출간된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이라는 책은 조선은 과학 불모지였다는 전통적인 통념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이 책은 구한말의 변화의 물결이 일어나던 시기에 한국의 과학자들과 관련된 논의를 다루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의 독립운동과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의 관계를 짚고 있어 우리의 숨은 과학사를 살펴볼 수 있다.

이 책은 저자의 호기심에서 출발하여 흥미로운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태극기 휘날리며라는 영화를 보다 우연히 스크린 속 1950년의 신문 1면에서 국력은 과학력이라는 칼럼을 발견하게 된다. 1950년에 한국에서 과학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인가?라는 의아한 생각에 궁금증을 품고 찾아보았더니, 그 칼럼은 실제로 신문에 실렸던 것이었다. 이 칼럼을 쓴 사람은 1932년에 미시간대에서 한국인으로서 최초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최규남 당시 문교부 차관이었다.

저자는 최 차관에 관한 기록을 찾다가 놀랍게도 1920년대에 아인슈타인이 주요 국가에서 주목받던 그 시기에 한국에도 상대성이론이 전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소개된 정도만이 아니었다. 전국 곳곳에서 순회강연이 열렸고, 주요 일간지와 잡지에서는 양자역학에 대한 내용이 다루어졌던 것이다. 이 모든 것이 100년 전의 일이다.

"과학을 알리려던 이들이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1895년 서재필의 귀국부터 6&mid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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