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숨통은 좀 트였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아직 많네요."

수도권 산업단지에서 염료 제조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이모 대표는 개정된 화학물질등록평가법(화평법)·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이 킬러규제라고까지 언급한 화평법·화관법 개정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업계에는 "이제 겨우 시작"이라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신규화학물질 등록기준 완화 등 가장 시급한 문제는 이번 법안 통과로 해소되었지만, 아직 건드리지 않은 독소 조항이 많아서입니다.

화평법 개정안 통과로 신규화학물질 등록기준은 연간 0.1t에서 1t으로 완화되었습니다. 세계 최악 수준의 규제에서 유럽연합과 일본 수준으로 다소 낮아졌습니다. 이 대표는 "업계에서는 화학물질을 써도 괜찮은지 수시로 수입해서 시험해보는데 그동안 골치가 너무 아팠다"며 "매번 등록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리고 비용도 수천만원이 들어가는 것은 영세 업체에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이번 법안에서 건드리지 않았지만 기존화학물질 등록 관련 문제는 시한폭탄입니다. 7000여 종에 달하는 기존화학물질은 유예기간을 두고 있어서 등록하지 않고 사용해온 기업이 많습니다. 하지만, 연간 100t 이상, 1000t 미만 기존화학물질을 제조·수입하려는 경우 올해 12월 31일까지만 유예가 가능하고, 그 이후는 무조건 등록해야 합니다. 2027년 12월 31일 기준으로는 10~100t, 2030년 12월 31일까지는 1~10t 사용하는 화학물질은 모두 등록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등록비용은 물질당 최소 3000만원에서 최대 수억원까지도 들어갑니다. 대부분 업체가 여러 물질을 한꺼번에 등록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큽니다. 이모 대표는 "이번 개정으로 신규화학물질 문제가 해결돼서 다행이지만, 기존화학물질 등록 문제에 대해서도 꼭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화평법·화관법 개정안이 통과된 것은 화학물질 관리에 대한 논의가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들이 존재하고 있어 업계는 더 많은 개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규제와 현실적인 대응 방안을 고려하여 산업과 환경을 모두 보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추천

0

비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