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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벽에는 다양한 기호들이 가득 붙어있다. 이 작품들은 설치 작가가 관객들에게 보내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영국 작가 리암 길릭(59)은 서울 한남동 갤러리바톤에서 변화의 주역들이라는 개인전을 개최하고 있다. 그는 한국 관객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걸까?

길릭은 2009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독일관 대표 작가로 선정되며 세계 미술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벤트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는 테이트모던, 구겐하임, 퐁피두센터, 뉴욕현대미술관(MoMA)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유명한 설치미술가이다. 2021년 광주비엔날레에서도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함으로써 국내에서도 그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가 현재 열고 있는 세 번째 전시는 이전과는 조금 다르다. 이번 전시에는 처음으로 세상에 공개되는 작품들이 많다. 라이팅 부조라는 시리즈와 7점의 평면 작품을 위해 길릭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작품들을 서울에 가져왔다.

전시장 내부는 흰색으로 꾸며져 있다. 작품들과 조명까지 모두 하얗다.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빛을 받으면 형광등과 닮은 생김새와 색상을 보이게 된다. 이 작품들은 공장에서 사용되는 티 슬롯이라는 흔한 부품으로 만들어졌다. 티 슬롯은 제품의 틀을 만들 때 사용되는 알루미늄 재질의 부품이다. 길릭은 "산업 부품과 빛을 조합하여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 등 포스트 산업 시대의 예술을 창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작품 옆에는 말풍선 안에 그려진 기호들이 전시를 관통하는 주제로 사용되었다. 이러한 말풍선은 1920년 독일에서 처음으로 나온 아이소타이프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아이소타이프는 당시 다양한 정보를 문자 대신 그림으로 시각화한 기호였다. 이 작품들은 관객들에게 다양한 메시지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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