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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의 따스한 광채와 투명성

올해로 창단 135주년을 맞이한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RCO)는 자랑스러운 미덕을 지니고 있다. 이 악단은 1895년부터 상임 지휘자로 재임한 빌렘 멘겔베르크(1871~1951)에 의해 갈고 닦아진 고유한 사운드를 지니고 있다.

RCO는 기능적으로도 최고 수준의 악단이지만, 그 핵심에는 로열콘세르트헤바우홀이 있다. 이 공연장의 어쿠스틱은 빈 무직페라인잘과 유럽 내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한다. RCO는 악단보다도 먼저 완공된 이 공연장에 맞게 자신들의 소리를 조율해왔다. 이 악단의 세 가지 매력은 어디서도 그 맛을 볼 수 없다.

지난 11일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공연은 악단의 속살을 모두 발휘한 최고의 내한 공연 중 하나였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영하 날씨에도 불구하고, 악단은 청중들을 따스한 봄 햇살로 감싸주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탈리아 지휘자 파비오 루이지가 아시아 투어에 객원으로 참여해 음악의 적정 온도를 조절했다. 그는 자신만의 향수 브랜드를 가지고 있을 만큼 조향에 관심이 많은데, 향기만큼이나 소리의 밸런스를 다루는 능력도 뛰어나다.

지휘자로서도 뛰어난 경력을 지닌 루이지는 첫 곡인 베버의 오베론 서곡에서부터 현악 파트의 아름다운 칸타빌레(노래하듯 연주)로 청중들의 심장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예핌 브론프만과 함께하는 리스트 피아노 협주곡 2번 협연은 청중들을 다른 방식으로 압도했다. 브론프만은 20세기부터 최고의 비르투오소 피아니스트로 명성을 얻었는데, 그의 연주는 마치 마법처럼 대단했다.

로열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는 그들만의 독특한 매력과 탁월한 연주 기교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의 음악은 따스한 광채와 투명성으로 가득차 있으며, 그들의 공연은 언제나 뜨거운 호응을 얻는다. 앞으로도 기대를 모아 이들의 더욱 화려한 음악 여정을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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