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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로 인한 업무상 재해 인정 판결

서울행정법원은 낯선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가 극단적 선택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어도 업무상 재해가 인정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고 합니다. 이번 판결은 수의사 A씨의 아내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 취소소송에서 발표되었습니다.

A씨는 2016년부터 국내 대형 제약사에서 근무하다 2020년에는 과장으로 승진하였습니다. 그러나 동년 12월, A씨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A씨는 승진 후 반려동물 사료 신제품 개발 등 다른 업무로 전환되었는데, 이에 대한 업무적응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우울증과 수면장애를 진단받아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A씨는 승진 이후 아내에게 자신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것 같다며, 일에 대한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신제품의 포장지에 주요성분 함량이 잘못 기재되는 오류가 발생하자 A씨는 더 이상 승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아내에게 불안감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A씨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업무 압박보다는 개인적인 완벽주의 성향으로 인한 것이라며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부정하고, 2021년 10월 유족급여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러한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과거 대법원은 자살 사건에서 망인의 내성적 성격 등이 자살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해도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판례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는 A씨의 극심한 우울증이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가진 병적 발현으로서 인식과 행위 선택에 현저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공단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번 판결은 낯선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단적 선택의 유일한 원인이 아니더라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근로자의 업무환경과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보다 철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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